2008년 08월 02일
현실은 에로게에 지지 않는다
때는 어느 평범한 날의 오후.
늘 그렇듯 별 시덥잖은 이유로 남자 셋이 모여 저녁을 함께 했으니 이름하여 , 정통 ero人 E씨 그리고 평범한 N씨가 그들이었다.수상쩍은 블로ger A씨
본래라면 삼삼하게 술이라도 들이킬 생각이었지만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다소곳하니 피자헛에 자리를 잡은 세 명. E씨의 금주 선언으로 말미암은 무난한 선택이었지만 다름아닌 그 E씨의 인생을 뒤흔들게 될 무시무시한 사건이 그 장소에서 시작되리라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으니...
늘 그렇듯 인정사정 없이 서로를 마구 까대며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세 사람.
최근 8사단 오뚜기 소녀를 플레이 했다는 심지어 예약 주문까지 했다지 빌미로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던 E씨가 삐진 듯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나 화장실 다녀 올래.
그리고 잠시 후.
좋은 먹잇감이 사라진 탓에 긴장한 채 서로 견재하고 있던 A씨와 N씨의 앞에 E씨가 소리없이 유령처럼 내려섰다.
N: 무슨 일 있었수?
평소 그답지 않게 얼굴이 묘하게 상기된 E씨는 무언가 쇼크를 받은 듯 들뜬 그 이상으로 침울해져 고개를 푹 숙이고 간신히 들릴 정도로 작게 중얼거렸다.
E: 저기... 화장실에서 이상한 소리 나...
A & N : 이게 왠 씨나락 까먹는 소리?
E는 그저 혼자서 뭐라 우물거릴 뿐 음울한 표정으로 대꾸하지 않았다.
A : 누가 뼛 속부터 에로인 아니랄까봐, 이게 뭔 말이여? 혼자 야설 쓰시나?
N: 상업지 작작 좀 보라니까. 에휴, 내 이럴 줄 알았어. 이 아저씨도 이제 끝났네.
E: 아니, 진짜...
A & N: 그러게 야겜도 적당히 하라니까!
E : ...
쏟아지는 비난과 갈굼 속에서도 E는 이상하리만치 항변하지 않았고 그런 E의 태도는 오히려 A와 N의 좋은 표적이 되어 E는 이 네타로 십수분 내내 계속 까이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N: 나도 잠깐 화장실.
수 분 후 N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가 내뱉은 첫 대사.
N: 아! 이 아저씨가 말한거 진짜였어!
그렇다! 바로 전 E씨가 말한 허무맹랑한 소리
예) 화장실 칸막이에서 이상한 신음소리가 난다느니,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느니 하는 어딜 봐도 3류 야겜이나 야설에나 나올 법한 시츄에이션의 단서는... 진실이었던 것으로.
N은 분명 들었던 것이다. 닫혀진 좌변기 칸막이 너머로 덜컥거리는 벨트 버클의 소리, 주섬 주섬 옷을 주워 삼키는 소리, 밖에 사람 있으면 어떻게? 라고 조심스럽게 속삭이는 여성의 목소리,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내가 먼저 나가서 망 볼테니까, 구슬리듯 중얼거리는 남성의 목소리, 그리고 결정적으로! 막 돌아가려는 자물쇠 소리,
N: 으흠.
N은 모른 척 헛기침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적.
잠시 싸한 침묵이 지나가고.
보이지 않는 손에 떠밀리 듯 N은 피자헛 남자화장실을 천천히 걸어 나갔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대략적인 사정을 들은 A가 기겁하여 자리를 박차고 화장실로 달려갔지만... 이미 화장실은 텅 비어 있었다지.
일부러 관심없는 척을 하면서 적당히 자리를 비울 구실을 만드느라 시간을 끈 것이 A의 패인이었다.
아무튼 E의 말은 진실이었다. 그래서 A와 N은 오해에서 비롯한 갖은 조롱과 모욕을 에로닌겐이라던지 야설매니아라던지 막장야겜오타쿠라던지 ...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괜하게 오해한데 대한 사과의 의미로 E씨를 더욱 더 비난하기 시작했다. 미안함의 의미를 담아. 왜냐면 그들에겐 그 편이 더 자연스러웠기에. 물론 당사자는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을테지만.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마치면서 E씨가 지나가듯 한 마디 던졌다.
E: 저기, 얼굴 봤죠.
N: 응.
그 때 N이 화장실을 나서는 순간 의도적으로 마지막 스텝을 길게 끈 탓에 (사실 그러나 저러나 관계는 없었을 테지만) 그 칸에서 나온 남자의 모습을 N은 망막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이다.
E: 어떻게 생겼어요?
N: 그냥...
N은 피식 웃으며 쓰게 입맛을 다셨다.
N: 살짝 양아치 같아도... 그냥 평범하게 생겼어.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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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실화를 바탕으로 1%만 각색한 이번 주의 재미난 체험담이었습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에로게보다 더한 짓도 현실에서 가능... 더 이상은 위험해!현실은 야위험해요. 끗.
그 당시 왠지 떠올랐던 작, STA ~ナマイキ女子高生は삐삐便所編~ 그렇다고 했다는 건 아니고..
# by | 2008/08/02 21:41 | 기타 | 트랙백 | 덧글(2)




"화장실의 저녁" 이군요(...)